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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여행사 울리는 ‘초저가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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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고성원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6-07-21 오후 7:55:05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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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만 이용… 여행은 ‘각자’
‘마닐라 19만원’ 이용고객 ‘출국때 보자’며 무단이탈
얌체 여행객에 속수무책
여행사가 땡처리로 판매중인 초저가 패키지 상품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여행사에서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어 현지 로컬여행사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 특히 초저가 상품이 난무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땡처리로 판매된 마닐라 3박4일 패키지 상품의 경우 최저 19만9000원에 판매됐다. 초특가인 만큼 해당 상품은 단기간 모객에는 큰 효과를 입었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현지는 울상이라는 전언이다.모 필리핀 랜드사 관계자는 “현지 가이드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고객들이 현지 도착 후 가이드들에게 100달러를 건네며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보자고 한다”며 “100달러라도 주면 다행이다. 아예 현지에서 사라졌다가 한국 돌아올 때 얼굴을 내비치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객들이 항공권보다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현지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애초에 항공만 이용한다 생각하고, 현지에서 개별여행을 즐기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늘어날수록 피해는 현지로컬 여행사에서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상품 가격을 분석해보면 그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
세부퍼시픽 항공 이용 상품으로 19만9000원에는 왕복항공권, 유류할증료, 제세공과금, 일정상 포함된 식사 및 전 일정 차량 및 가이드, 전 일정 숙박이 포함됐다. 그중에서도 제세공과금에 해당되는 인천공항세와 현지공항세만 5만원 내외가 책정된다. 실질적으로 여행사 마진도 1~2% 내외, 인천~마닐라 항공권 가격만 포함된 것이다.
물론 해당 일정에는 선택 관광은 물론 총 3회의 쇼핑이 구성됐지만, 랜드사 및 현지로컬 여행사는 마이너스투어피로 시작해 현지에서의 부수적인 수입으로 지상비를 해결해야 된다.
일반적인 동남아 399상품도 항공료 28만원(LCC 이용), 택스 5만원, 제휴사 커미션 3만 원 정도로 책정돼 랜드사는 10달러 혹은 지상비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일단 초저가 상품을 악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현지에서 최소한의 행사 진행비 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사 관계자들은 “항공 좌석 소진을 위해 책임판매를 하려면 방법이 없다”며 “수익 손해 보더라도 덤핑을 칠 수 밖에 없고, 랜드에서 또 현지로 부담이 전가된다는 것도 인지하고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현지에서 이탈한 고객들이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여행사와 랜드사에게 책임이 돌아오는 것도 문제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고객과의 책임 소지를 밝히기 위해 법적 공방으로 가더라도 결국 여행사들이 사후처리는 물론 도의적 책임까지 물어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고객입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이용하려는 심리는 당연한 것. 하지만 패키지상품의 허점을 이용해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여행사도 일단 모객하고 현지에 보내면 끝이라는 의식을 개선해야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고성원 기자> ksw@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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