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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강도 높아지고 수법은 지능화 블랙컨슈머 ‘진통’
여행사 찾아와 ‘칼부림’ / 온라인 악용 여론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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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강세희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6-08-25 오후 7:07:55 | 업데이트됨 : 4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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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블랙컨슈머로 인해 업계 전체가 진통을 겪고 있다.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블랙컨슈머들이 기존에 행했던 수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극성을 피우고 있는 블랙컨슈머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압축된다.
먼저, 여행사에 직접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 블랙컨슈머들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사무실을 방문하는 형태였지만, 오늘날에는 약속도 하지 않고 직원 행세를 하거나 고성을 지르며 돈을 요구한다는 전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말 경 한 직판여행사에서 있었던 칼부림 사건은 한 달이 지난 후에도 회자되고 있다.
해당 여행사에 따르면 한 장년 여성이 동남아 여행을 하고 돌아온 뒤 여행사에 전화해 가이드와 마찰이 있었다며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전화로 해결되지 않자, 여행사에 직접 찾아와 직원과 대화를 하던 도중 칼을 꺼내놓고 ‘조용한 협박’을 하며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
해당 관계자는 “아무리 힘없고 나이많은 여성이라지만 순간 목숨에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며 “약속도 없이 얼토당토없는 이유로 사무실에 난입해 직원들을 괴롭히는 손님들은 업무방해죄로 법이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을 꾸준히 괴롭히는 온라인 커뮤니티들도 블랙컨슈머 양산지의 주범이 되고 있다.
여행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블로그 및 카페가 아니라, 여행사의 생리를 간파한 뒤 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지능형 블랙컨슈머들의 커뮤니티가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항공, 호텔을 개별적으로 예약하는 자유여행객이 많아지면서 항공권 마일리지나 호텔 적립 포인트로 관련 업체들을 농락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서비스업에 특화된 항공, 호텔의 성격을 이용해 ‘메뉴가 조금 바뀌었다는 이유로 호텔 레스토랑에 클레임 걸어 공짜로 먹기’, ‘항공사 홈페이지보다 손님이 구입한 항공권 가격이 높을 경우 SNS에 유포해 공짜 티켓 얻기’ 등 편법이 주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A 커뮤니티에서는 호텔 측에 클레임을 걸어 공짜로 호텔밥을 먹었다는 둥 자랑삼아 올리는 영웅담이 성행하고 있다”며 “커뮤니티 안에서도 정치적으로 ‘OO당’ 처럼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면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하루속히 블랙컨슈머를 해결하는 대응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 여행사 관계자는 “은행권만 해도 블랙컨슈머 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업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아무리 경쟁이 치열한 여행업계일지라도 블랙컨슈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단 여행사끼리 안정적인 전사망을 구축해 블랙컨슈머에 현명히 대처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세희 기자> ksh@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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