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블록 미 소진 노선, AD로 판매

항공사들만 짭짤, 여행사들은 기대 못미쳐

좌석만 확보하면 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추석황금연휴가 기대와 달리 막바지 모객에 어려움을 겪자, 여행사 임직원용 AD상품들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출시된 AD상품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세부·다낭·하노이·홍콩·마카오·캄보디아·방콕/파타야·브루나이·호치민·코타키나발루 등으로 대부분 70∼80만원대 동남아지역 상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모 여행사에서는 연휴 막바지인 10월6일 출발 터키완전일주 8박9일 상품을 59만9000원의 파격가에 선보이는 등 유럽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AD상품출시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긴 추석연휴가 예상되면서 올 초부터 항공사들은 연휴기간 항공 요금을 많게는 3배 가량 인상하며 하드블록으로 여행사에 선납 판매 했다.

여기에 여행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좌석을 마구 사들여 모객했다. 초창기 유럽·미주 등 장거리 인기노선들은 불티나게 팔려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미 5∼6월 경 예약을 끝마친 상태. 이후 여행사들은 남아도는 하드블록 좌석을 소진하기 위해 판매에 나섰다. 높은 가격대로 인해 판매가 부진해지자 여행사들은 AD투어 명목으로 가격을 낮춰 판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석연휴 항공사들만 배불린 격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항공사들의 경우 연휴기간 동안 정기편조차 하드블록으로 판매하면서 수익창출을 극대화했다. 그중 국적 LCC들은 전년대비 3∼4배가량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큰 수익을 내고 있다는 후문들이 나돌고 있다.

이처럼 국적항공사 및 OAL들의 추석연휴 매출은 단기간동안 사상 최대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여행사들은 하드블록을 통해 판매한 좌석에 대해서는 수익이 평소보다 크게 나지만 아직도 연휴기간 모객이 채워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좌석이 곧 수익임에도 불구하고 모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AD상품으로 전환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하드블록으로 사들인 좌석이어서 판매가 안될 경우 한 좌석당 2배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된다”며 “항공사는 앉아서 두 세배 씩 이익을 챙기는데 여행사들은 AD명목으로라도 좌석을 소진해야 그나마 수익이 조금 좋아지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AD상품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제2, 3의 문제까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 평소보다 높은 금액으로 예약한 고객들과 요금이 크게 내려간 현 시점에서 예약한 고객들간의 정보가 공유될 경우 판매여행사들에게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행사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추석연휴는 여행사들이 10원을 벌었다면 항공사들은 100원을 벌 정도로 항공사들만 황금연휴로 이득을 보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하드블록 판매 정책에 대해 항공사들의 비난도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류동근 국장>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