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 ‘배리어프리 여행’ 판매하고 있으나

일본?미국 등 선진국 비해 발전속도 더뎌

상품 콘텐츠 다듬고 상품가격 재정비 급선무

해외여행에 대한 장애인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해외 현지 시설에 관한 정보가 부족했던 전과 달리 인터넷, SNS 등에서 활발하게 정보 공유가 이뤄지며 자유여행에 나서는 장애인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떠나는 비장애인의 수가 늘어나는 것과 흐름을 같이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배리어프리 여행 (고령자, 장애인 모두 이용 가능한 무장애·무장벽 여행)은 상품 수의 증가는 물론 하나의 테마여행으로써의 모양새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

해외여행을 경험한 장애인*은 15.7%(2014년 기준, 3년 이내)로 비장애인(49%)의 삼분의 일 수준이고 이동에 제약이 더 강한 지체 장애인들의 여행 경험은 그보다 더 낮은 12.5%에 그쳤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이유로는 여행 상품의 부족과 비싼 비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현재 종합 패키지 여행사 중에선 하나투어와 여행박사 단 두 곳만이 배리어프리 전용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전문 여행사들도 ‘모두를 위한 관광’ ‘유니버셜 디자인투어’, ‘두리함께’ 등으로 그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여행 지역 또한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배리어프리 상품이 아직 일본 지역에 국한돼 있고 일부 전문업체만이 괌, 베트남, 스위스 등의 지역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배리어프리 전용 상품은 장애인 객실 확보 여부와 출발 인원 수 제한, 이동수단의 한계 등으로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며 가격 변동 폭 또한 크다. 한 장애인 전문 여행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스페인 여행의 경우 인당 약 600만 원의 비용이 들어 장애인들이 쉽게 여행에 접근하기 어렵다 전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 등에서는 온라인 여행업체를 통한 장애인 전용 여행상품 홍보와 판매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여행 지역과 프로그램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미국의 여행 업체인 ‘WHEEL THE WORLD’의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멕시코, 페루, 칠레 등 일반적으로 장애인들의 여행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지역까지 여행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트레킹, 수상레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더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여행으로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 인구는 약 258만 명으로 전 국민의 5%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장애인 관광을 비즈니스 측면에서 접근해 상품 수 증가는 물론 질적 성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여행사들은 경쟁력 있는 배리어프리 상품 개발을, 정부는 지속적인 배리어프리 상품 운영 유도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구색만을 갖춘 상품이 아닌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알찬 상품을 찾아갈 것이다.

<나주영 기자 > naju@gtn.co.kr

*(한국소비자원 조사, 홀로 이동 가능한 지체. 청각. 시각 장애인 230명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