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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여행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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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N 김기령 기자 marketing@gtn.co.kr
- 게시됨 : 2019-08-22 오후 4:33:37 | 업데이트됨 : 2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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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얼트립이 여행 기획사인 ‘가이드라이브’에 투자를 집행하고 패키지 진출을 이야기하면서 부쩍 주변에서 패키지 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사실 마이리얼트립 같은 경우엔 창업 첫해부터 계속 자유여행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최근 이런 의사결정에 대해 의아함을 가지셨던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과거 마이리얼트립이 자유여행에만 집중하고 패키지 시장 진출을 생각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자유여행을 떠나는 고객과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고객이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때문이었다. 스타트업처럼 자원이 제한된 회사에서 여러 고객군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판단 하에 그간 자유여행에만 집중해왔고 이 같은 전략이 다행히 잘 맞아 빠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그런데 재작년 말즈음 이 가정이 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여행 마니아, 패키지 마니아가 따로 존재한다고 보기 보다는 여행의 맥락에 따라 고객들이 자유여행과 패키지를 넘나들며 상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본인의 여행을 준비할 때는 자유여행으로 가지만 가령 부모님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날 때는 패키지를 선택하는 식이다.
고객군이 다르지 않다는 가정을 증명한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가 패키지를 한다면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패키지는 자유여행 대비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가 두 가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는 편안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동행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 가치인 편안함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다른 산업에서는 편안한 가치를 제공하면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고 가격이 싸게 책정되면 발품을 팔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여행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가구를 조립품으로 사는 것과 완제품으로 사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다. 같은 논리라면 패키지도 돈을 아끼는 것보단 시간을 아끼고 싶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고객층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로 어필이 돼야 하는데 패키지가 저가 여행의 대명사가 됐으니 고객들이 외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동행의 의미인데 기성 패키지여행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행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보단 스트레스 요인이었던 경우들이 꽤 많았다. 서로 공통 관심사도 다르고 배경도 다른 사람들을 ‘모객’이란 공급자 위주의 관점으로 모아놓으니 가이드 입장에서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고 여행을 진행하는 내내 서로가 서먹해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패키지의 본질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제 값을 내고 가도 아깝지 않은 패키지여행, 그리고 나와 관심사와 취미가 비슷한 동행으로 이뤄진 여행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유로자전거나라 출신의 베테랑 가이드와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공동 창업한 ‘가이드라이브’와 시작부터 함께 일을 진행하게 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마이리얼트립이 해외 자유여행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듯, 이 도전 또한 결실을 잘 맺어 패키지여행 문화도 바꿀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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