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수의 여행사가 홈쇼핑 판매에 열을 올릴 가운데, ‘홈쇼핑에 중독된’ 단거리 지역 상품 담당자들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의 메인 상품으로 꼽히는 동남아를 비롯한 단거리 상품의 경우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노출 효과는 반감, 실 예약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효성 의문에도 홈쇼핑 채널은 단거리 지역 상품 판매에 ‘버릴 수 없는 카드’가 된 지 오래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해당 지역 담당자들 다수가 새해에도 겨울시즌 잔여 좌석 처리를 위한 채널로 홈쇼핑을 단연 일 순위로 꼽았다.
한 여행사 동남아팀 직원은 “동남아는 이미 홈쇼핑에 중독돼 있다. 본인이 속한 팀도 지난 여름시즌 이후 거의 매주 홈쇼핑에 매달려 왔다”며, “하지만 너무 많은 상품이 난립하다보니 이전보다 효과는 반감됐다. 이에 다른 채널을 알아보고 있으나 어떤 채널을 이용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올 겨울 시즌이 마무리될 때에도 홈쇼핑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다수의 여행사들이 홈쇼핑 판매에 전력을 쏟다보니, 주말 홈쇼핑 채널은 여행상품이 거의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지난해 여러 악재가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매주 땡처리 상품이 난무하고 있다.
채널 별로 대동소이한 상품이 난립하다보니 전화로 가 예약을 한 뒤 빈번하게 상품을 갈아타는 허수 고객이 증가, 투입 금액 대비 만족할만한 수익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홈쇼핑은 방송 중 기록된 콜 수에서 실제 예약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 실 예약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한편 심화된 경쟁에 낮아지는 판매 상품가, 실 예약 전환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점이 겹쳐 있는 상황이지만, 홈쇼핑 노출 비용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아 수익 구조는 점차 열악해지고 있다.
홈쇼핑 메인지역 상품의 경우 부담은 더욱 가중, 홈쇼핑 진행 비용을 랜드사나 관광청 등에 전가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또 다른 문제점을 양상하고 있다.
모 랜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 여행사에서 거래 랜드사 선정을 할 때 지역 대표 랜드사 몇 곳을 모아둔 뒤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조건에는 홈쇼핑 금액 지원도 필수 사항으로 포함돼 있었다. 여행사 직원들은 홈쇼핑 효과가 반감됐다며 볼멘소리를 내뱉지만 실상 랜드사의 부담은 더욱 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좌석 패널티를 물지 않기 위해 홈쇼핑 진행은 필수지만 홈쇼핑 비용이 회당 몇 천만 원에 달하는데 해당 금액을 모두 부담하기에는 어렵다. 홈쇼핑에 자주 노출되는 상품의 경우 거의 노마진 수준으로 판매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홈쇼핑 비용까지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도 지역을 불문하고 홈쇼핑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실 예약 증대를 위한 여행사들의 고민, 랜드사의 자금 부담 등 홈쇼핑과 관련된 잡음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장구슬 기자> 9guseu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