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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호 2025년 10월 13 일
  • [특별기고] ‘왕’의 영업방식

    명차이나 명민식 소장



  • 고성원 기자 |
    입력 :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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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거대기업에 의해 시장이 잠식되고, 가이드들을 과당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여행업계의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대리점 수로 보나 매출액으로 보나 그 누구도 부정할 수 1등이 하나투어인데, 규모의 경제라 했던가! 이제는 손님들이 먼저 하나투어를 찾고, 주가도 대한항공의 3배를 넘으니 사실상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여행업계의 왕’이 됐다.

그런데 문제는 왕이 된 후에 행해지고 있는 이들의 영업방식이다. 자기들을 왕으로 만들어준 대리점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인데, 왕이니까 뭐 군림까지도 인정을 하겠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왕이 아닌 ‘폭군’의 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아쉽다.

최근 들어 하나투어 전판점 사장님들의 신음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누워서 침뱉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죽 답답하면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 같다”는 말도 전해진다.

하지만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이 문제의 책임을 그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그들이 현재 행하고 있는 잘못된 영업방식에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고 방관한 전판점 및 대리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들의 브랜드가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손님이 많아지고, 더불어 전판점 및 대리점들의 수익도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분석한 마이클포터 교수의 ‘5 Forces Model’ 이론에 따르면, 공급자의 파워가 커질수록 기업의 수익성은 점점 더 저하된다.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그들이 이전처럼 전판점 및 대리점의 수익성까지 신경을 쓸 수 있을까? 이제 그들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경영자들, 주주들, 직원들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눈앞의 작은 수익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전판점들이 힘을 모아 강력하게 어필하지 않으면 대리점 제도 폐지도 안하리라는 장담은 못한다. 이제는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 존폐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한 가지 더 말해보자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패키지여행의 90% 이상이 가이드에게 지급되는 팁이 없다.

일부 여행사들은 ‘가이드/기사팁 별도로 준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현지여행경비’일 뿐이다.

즉, 상품가격을 조금이라도 저렴해보이게 하려는 꼼수인 것이다. 소위 항공료만큼도 안 나오는 초특가, 땡처리라 불리는 덤핑 상품은 오히려 현지에서 마이너스 본 돈을 가이드에게 전가한다. 가이드가 돈 주고 손님을 사는 꼴인데 이러면 적게는 몇 십 만원부터 많게는 몇 백 만원까지 가이드가 돈을 내고 여행을 시작한다.

이러니 손님들이 옵션 쇼핑을 안 하면 협박을 하고, 한국 안 보낸다는 식으로 말까지 하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과다경쟁’이지만, 아무리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지만 말도 안 되는 저가 상품을 주도해서 만드는 대형 여행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싸고 좋길 바라는 소비자들도 문제다. 어느 산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싸고 좋은 것은 절대 없다.

이제는 업계가 스스로 자정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여행사들이 제일 먼저 각성해서 저런 상품 자체를 출시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환경을 아무것도 모르고 저가 상품으로 한 번 갔다가 질린 고객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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