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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호 2025년 10월 13 일
  • 업계의 ‘씁쓸한’ 자화상

    “일비 지급하라” 베트남 가이드 1인 시위 / ‘터질 것 또 터졌다’… 매 시즌마다 반복



  • 고성원 기자 |
    입력 : 2016-07-14 | 업데이트됨 : 1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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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의 곪은 상처가 또 한 번 터졌다. 베트남 가이드 협회<사진>는 한국 여행사들을 돌며, 1인 시위에 나섰다.

피켓에는 ‘여행사는 최고 이윤! 가이드는 0원 이윤! 여행사의 가족 웃음! 가이드의 가족 눈물!’이라는 구호가 적혀있다. 덧붙여 ‘가이드 생존권 보장하라! 가이드 일비 지급하라! 가이드 피좀 그만 빨아먹어라!’라며 ‘특가, 초특가, 덤핑상품 가이드 피, 눈물 흘린다. 가이드 팁 경비는 사기 배임횡령이다’라는 문구가 담겨있다.

이 같은 피켓 시위를 벌이게 된 데는 피켓 문구에 적혀있는 그대로, 대다수 여행사들이 저가경쟁을 펼치며 가이드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시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이드 문제는 이전부터 거듭 논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월 중순 ‘파업’이야기까지 거론됐지만, 그래도 한국 여행사를 한 번 더 믿어보자는 차원에서 무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해 말 개정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 제공에 관한 고시’와 관련해 현지에서의 반발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4월부터 여행사들은 온라인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할 때 유류할증료와 공항세 등 필수 경비를 모두 포함한 상품 가격을 알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의 쟁점은 ‘가이드 경비’ 부분이다. 현지에서 지급해야 할 땐 ‘현지에서 별도로 지급해야 함’을 표시하도록 했으며, 가이드 팁은 가이드비용과 별도로 구별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존재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의 90% 이상이 가이드에게 지급되는 팁이 없는 실정이다.

여행사들은 가이드와 기사팁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랜드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저도 ‘현지 여행경비’일 뿐 상품가격을 조금이라도 저렴해보이게 하려는 일종의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 랜드사 관계자는 “가이드들은 인두세까지 내며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가이드 일비 지급은커녕 공정위의 개정안은 현지에서 수익을 생산해낼 유일한 방법마저 없애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며, “쇼핑과 옵션은 가이드의 유일한 수익이다. 그러니 여기에 목숨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여행사들의 ‘덤핑 상품’이 고질적인 원인이라며 지적했다. 가이드들이 적게는 몇 십 만원부터 몇 백 만원까지 지불하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고객이 옵션과 쇼핑을 안 할 경우 ‘무료봉사’정도로 노동만 착취당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가이드들이 옵션과 쇼핑을 강요하고 협박했다’는 식의 고객 컴플레인이 나오기까지는 ‘저가상품’으로 판매한 여행사에 우선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이다. 

현재도 베트남 가이드의 1인 시위는 H, M여행사 등을 돌며 진행 중이며, 랜드사 관계자들은 물론 다수 여행사 관계자들도 매 시즌 반복되는 문제로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한편, 거듭 반복되는 ‘가이드 문제’에 있어서 여행사들이 우선 가이드들에게 일비지급 문화를 제고시켜야 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무조건적인 ‘월급제’는 지양해야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다들 해결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이드 중 월급만 받는 가이드도 없고, 오히려 월급+옵션으로 그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대형여행사들이 먼저 각성해야겠지만, 여행사들의 과당경쟁에서 비롯된 문제이기에 가이드들이 쇼핑 옵션을 협박한다는 등의 책임을 묻는 것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성원 기자> ksw@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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