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톡에서 맞는 상쾌한 아침이다.
멋진 엽서 한 장 만들고파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려봤지만 둥실둥실 떠다니는 산중의 안개는 나에게 그런 멋진 경관을 허락하지 않았다. 제법 해발 높은 곳에 있음을 실감나게 하는 산중의 안개였다.
티베트 불교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상당한 실력의 현지가이드는 정말 열심히 우리에게 갱톡을 전해주기에 바빴다.
티베트 불교 이전의 종교를 일컬어 ‘본교(BON)’라고 설명한다. 티베트 고유의 민속종교라 할 수 있는데 피를 바치는 종교를 의미해 많은 동물들을 바쳤다고 한다. 티베트 불교 경전에서는 4가지 티칭 요소가 중요하다. 그 4가지는 가장 오래된 ‘닉마파’부터, 두 번째가 ‘카류파’이며, 세 번째가 ‘겔루파’, 네 번째가 ‘샤카마파’이다.
가이드가 설명한 시킴왕국의 불교스승 파드마삼바바가 8세기경 불교를 전파한 이야기부터 갱톡이 남갈왕조를 거쳐 영국의 보호령에서, 인도의 주로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다.
티베트 불교의 거장 라마가 17세기에 건축한 엔체이 사원은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엄숙함이 느껴질 만큼 외향적인 면보다 내면의 티베트 불교를 말하는 듯 했다. 히말라야 동물원은 야생의 사파리를 그대로 보는 듯 자연스러움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본 ‘갱톡’은 작은 소형차가 서로 비켜 다니기도 힘든 좁은 길들이 대다수였다. 우리 일행은 2박3일 동안 여러 번 서로 비켜가느라 바쁜 운전기사들의 노력을 보았다. 한번은 아예 오토바이를 대충 주차해 놓고 가버린 탓에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오래 걸렸다.
그래도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 로드에 다다를 때는 너무 평화롭고 예쁘게 단장된 여유 넘쳐 보이는 거리에 놀랐다. 서울의 명동 같은 거리에 젊은이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서 괜스레 흥분도 됐다.
마하트마 간디의 멋진 흉상 앞에서 포즈도 취해 보았다. 뒷골목 속속까지 보여주며 최선을 다하는 가이드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다녔다. 수많은 상점 중에 한 배우 사진이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다름 아닌 배우 이민우의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던 것이다. 여기에도 한류 열풍인가? 하기야 우리 가이드는 나도 잘 모르는 한류 드라마, 영화를 봤다고 아느냐고 묻는다.
다른 세계 같은 갱톡을 뒤로 하고, 우리는 이제 다르질링을 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