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신문 로고

HOME > Destination> Local
제1234호 2025년 10월 13 일
  • TBI코리아 염정혜 소장의 부탄이야기

    6. 파로 & 부탄을 떠나며



  • 고성원 기자 |
    입력 : 2016-10-27 | 업데이트됨 : 4일전
    • 카카오스토리 공유버튼 트위터 공유버튼 페이스북 공유버튼
    • 가 - 가 +

 에디터 사진

 

다시금 파로로 향하는 길


부탄의 유일한 국제공항이 있는 곳! 그것도 파로추 계곡의 2300m 고도에 위치한 짧은 활주로로 대형 항공은 이착륙이 불가하다. 국적기인 드룩 항공과 로얄 부탄항공, 몇 대 만이 인도, 네팔, 태국을 난다.


파로는 1962년 팀푸가 수도로 지정될 때까지 부탄의 정치 문화 상업의 중심지였으며, 현재  여름철의 행정수도이자 국왕의 별궁이 있는 곳이다.


부탄 여행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밤이다. 부탄이 자랑스러워하고, 가장 성스러워하는 탁상사원! 일명 타이거 네트다. 티벳 불교의 최초 전파자, 8세기의 고승 ‘파드마 삼바와’는 암호랑이를 타고 절벽위에 위치한 동굴 안에서 수행을 했다. 그것도 해발 3140m의 최고봉에서 말이다. 그래서 이 사원은 호랑이의 보금자리(Tiger’s Nest) 탁상사원이라 불리게 된다. 그러나 지난 1998년 화재로 소실된 후 2004년 12개의 사원으로 다시 복원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해발 3140m의 탁상사원은 트래킹 코스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우리는 카페테리아까지 조랑말을 타고 오르기로 했다. 우리를 태운 조랑말이 너무나 안쓰러워 보였다. 험한 돌부리를 헤치고, 가파른 곳을 한발 한발 디디는 조랑말과 그 아래 내려 보이는 광경이 무섭고 아득해 보인다.


겨우 겨우 카페테리아까지 왔다. 조랑말들은 더 이상 무리가 가면 큰일 나니, 카페테리아에서 돌아간다. 그곳에서는 맛난 커피와 함께 멋진 탁상사원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다시 두어 시간 가파르게 마지막 등정에 오른다.

 

특히 마지막 구간에 위치한 약 900개의 돌계단 구간은 얼마 전까지는 네발로 기어 올라가야 했다고 할만치 힘들고, 또 산소가 희박해 겨우 몇 계단 올라 선후 한참을 쉬어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그날을 떠올리다보니 좁은 비탈길을 힘겹게 올라서던 조랑말 잔등위에서 안 떨어지려 바둥 대던 스스로의 모습에 못내 실소를 머금게 된다.

 

‘그 녀석 지금도 가뿐 숨을 몰아쉬며 그 고갯길을 올라서고 있겠지’


부탄 최고의 성지에 내가 서있다. 사원에는 각기 독립된 12곳의 참배 장소가 있고 각각의 의미가 모두 다른 곳이라 함께한 가이드는 모든 곳에서 공물을 바치고 지극정성 참배를 하는데,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나는 겨우 세 곳에서 절을 한 후 그냥 유람 하는 걸로 일정을 끝내고 말았다. 어떻게 내려 온지도 모르게 처음 조랑말을 타던 곳까지 내려오니 시원한 음료 맥주 꾸러미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헐떡이는 숨을 가라앉히며 머나먼 이국에서 느끼는 감정의 교류 그리고 따스한 배려에 가슴 깊이 뭉클함이 솟아오른다.


부탄에도 사우나가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이드에 이끌려 찾아간 곳, 나무로 만든 1인용 욕조에 찬물을 채운 후 뜨겁게 불에 달군 큰 돌덩이를 물이 뜨거워질 때까지 넣어준다. 덕분에 탁상사원 등정 후 몸살이 나거나 허리 통증이 심해질 거라 우려했지만, 다음날 아침 상쾌한 컨디션이 그 효과를 바로 입증했다.

 

부탄을 떠나는 날


돌아오는 길, 시골 한적한 버스터미널 같은 파로공항. 걸어서 스텝에 올라 기내에 들어가는 일은 그 나름대로 늘 운치가 있다. 아마도 난 어쩌면 이런 덜 현대화된 것들을 많이 좋아하는가 보다. 생동감이 더 있어서 좋다.


이륙한 비행기는 그야말로, 히말라야 산맥을 요리조리 피해가는 느낌으로 무서웠다. 히말라야 산맥의 고도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속에서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준령 히말라야 산맥에서도 우뚝 솟아 있는 지구 최고봉 에베레스트!’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파로 카투만두 구간의 항공으로는 이 모든 경이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 하얗게 눈과 얼음이 뒤덮인 설산을 아주 가까이 지나치면서 왜 인간이 이 산들에 신의 영역을 부여하고 경외하는지 그 느낌이 전해져온다.


이 여행을 도와주신 현지 여행사 가이드 운전기사 그리고 여행길에서 만나 수많은 눈웃음과 악수를 주고받았던 많은 이들에게 가슴깊이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덕분에 행복합니다.


*본지는 지난 9월26일 907호부터 [TBI코리아 염정혜 소장의 인도&부탄이야기] 코너를 신설해 총 6회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지난 시리즈는 세계여행신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주의 이슈

    이번호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