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BSP 여행사들의 항공권 발권 매출 실적을 알아본 결과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지난해 대비 현상유지 혹은 실적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전년대비 대폭 개선된 실적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보통 2월까지는 동계 시즌 예약이 잡히며 실적이 늘지만 3월은 5월 황금연휴 전 공백 상태로 여행사 송출이 부진해지는 시기다. 게다가 올해 4월 중순에는 총선까지 끼어있어 여행 시장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업황은 BSP 시장에 그대로 드러났다. 올해 3월은 지난 수년래 처음으로 총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좋지 않았다. 지난 2013년 3월 BSP 여행사 총 발권금액은 6168억원이었는데 2014년에는 7809억원으로 26%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3월에는 6% 정도 실적이 늘었다가 올해 5%가량 실적이 빠졌다.
연초 기세 좋던 대형여행사들의 BSP 실적도 대부분 제자리걸음이었다. 지난해 연중 10%대 성장을 보이던 하나투어 마저 실적이 정체됐다. 하나투어는 지난 3월 한달간 983억원을 발권하며 전년대비 50억원 실적이 늘었다. 성장률은 4.8% 수준이었다. 인터파크투어는 900억원을 발권하며 지난해대비 3% 가량 실적이 줄었으며, 온라인투어도 3.3% 실적이 감소했다. 3위 모두투어는 30% 이상의 높은 실적을 유지해 오다가 지난 3월에는 13.8% 발권으로 확장세가 둔화됐다. 전체 여행사들의 실적 하락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그동안 실적이 좋지 않았던 세중은 플러스 실적을 유지하는데 성공했고, 노랑풍선은 6위에 머무르며 10%대의 실적을 나타냈다. 레드캡투어는 실적하락폭을 줄이고 있고, 그동안 무난한 성적을 유지해오던 한진관광은 실적이 13.5% 급감하며 203억원 발권에 그쳤다.
그동안 하락세가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탑항공은 실적이 다시 대폭 하락했다. 9위를 차지한 탑항공은 3월 한달간 181억원을 발권하며 전년 같은 기간대비 26.6% 실적이 급락했다. 상위 10위 여행사에서도 조만간 이탈될 조짐이다. 반면 타이드스퀘어는 타 여행사들의 부진 속에 호실적을 자랑했다. 덕분에 발권 매출 순위도 10위까지 올라갔다. 타이드스퀘어는 164억원을 발권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9% 급증한 실적이다.
발권금액 상위 10개 여행사들의 총 발권금액은 4012억원이었는데, 이는 발권비중만 놓고 보면 51.04%로 과반이 넘는 수치다. 비록 여행사별 실적 격차가 심했으나 10개 여행사들의 발권 영향력은 여행시장 절반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발권 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상위권 여행사들의 매출이 높다는 것은 결국 중하위권 여행사들의 발권 실적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는 의미로 추정할 수 있다.
상위 30개 여행사들의 총 발권금액은 5630억원, 성장률은 2.77%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투어2000과 현대드림투어가 나란히 11위, 12위를 기록했고, 클럽로뎀은 지난해 호실적이 반전되면서 실적이 확 줄었다. 그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비티앤아이는 130억원을 발권하며 전년대비 선방했다. 실적 상승률은 13.2%로 긍정적이었다. 연초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상용 전문 여행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좋게 나왔다. CWT 한국지사는 60억원을 발권하며 6.5% 실적이 늘었다. 상위 30위 여행사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여행사는 26위를 기록한 자유투어로 43억원을 발권하며 전년대비 52% 실적이 급증했다.
카드사들의 실적은 차이가 소폭 생겼다. 현대카드 여행부분을 담당하는 타이드스퀘어가 10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호실적을 나타낸 가운데, 롯데카드가 38억원을 발권하며 28위를 기록했다. 케이비국민카드는 27억원을 발권했지만 실적은 6% 가량 줄었다.
BSP여행사들의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BSP 여행사 개수는 630여 개로 지난해 660여개사 대비 30개 정도 줄었다. 항공권 홀세일 여행사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고, BSP 보유로 인한 부대 비용이 늘어나면서 중소사들의 부담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BSP 시장은 4월 중순 선거까지 소강상태를 보인 후 4월 말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5월 황금연휴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4월 말 이후로는 그동안 눌렸던 여행수요가 급증하며 항공권 시장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양재필 부장> ryanfeel@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