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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호 2025년 09월 15 일
  • [기고] 정희용 러브어스투어 대표의 자전소설 날개

    3. 추억으로 넘기기엔



  • 고성원 기자 |
    입력 : 2016-11-17 | 업데이트됨 : 7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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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 원대한 꿈을 안고
2. 도전
3. 추억으로 넘기기엔
4. 정신 바짝 차리자
5. 겸손과 인생
6. 서글픔
7. 푸른 바다와 파도가 되어
8. 영원한 날개     

 

푸껫 가려다 싸컨나콘行

 

푸껫은 알다시피 방콕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한 시간여 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도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같은 휴양지였으나, 그 당시 여행을 제안한 종업원은 육로를 이용해 2박3일 정도 다녀오자고 했다. 방콕에서 푸껫까지의 거리가 890km,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28km인 것을 감안하면 약 2배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고 보면 된다. 푸껫은 태국 본토와는 ‘사라신’이라는 다리와 연결된 섬이었고, 버스로는 그 당시 도로 사정상 약 12시간이 소요됐다.


방콕 생활 2개월, 흡사 ‘라면땅을 뿌려놓은 듯한’ 태국글자를 읽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다 알아 들을 수도 없었는데 무슨 자신감으로 푸껫을 가자는 말을 이해한 내가 드디어 약속한 터미널로 향했다. ‘머칫 터미널’에서 저녁 7시경에 만나서 버스를 타고 푸껫으로 내려가면 그 다음날 아침 7시경에 도착한다고 했다. 버스 안은 거의 손님들로 꽉 차있었고, 대부분이 현지인으로 보였다.


마음속으로 ‘좀 이상하네. 푸껫이면 태국 최대의 휴양지 섬인데 외국인이 한명도 없지?’라고 의심은 했으나 일단은 여행을 떠난다는 자체로 들떠있었다. 그저 무슨 말을 하는가에 귀 기울이며 모든 걸 운명(?)에 맡기고 여행을 떠났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남쪽의 푸껫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북동부 이싼 지방의 ‘싸컨나콘’이라는, 라오스와는 메콩강변을 끼고 있는 태국 동북부 지방을 가는 것이었다. 머칫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그 다음 날 아침에 도착해 자그마한 호텔의 투어데스크 안내판에서 푸껫이 아니란 걸 알고나서야 나는 호텔 전화로 방콕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마침 도착첫날 나에게 돈을 빌려갔던 그 선배가 전화를 받아 나의 자초지종을 듣더니 빨리 도망쳐 나오라고 했다. 이싼 지방은 사탕수수농장이 많아 외국인을 팔아넘기곤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이 또한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래서 서투른 태국어지만 무조건 빨리 방콕으로 돌아가자고 했더니 조그마한 차를 타고 40여분을 달렸다. 그런데 군부대를 통과하더니 자그마한 활주로가 보였고, 약 15인승 경비행기 같은 것을 타야했다. 한마디로 예술이었다. 총 탑승인원이 5~6명 정도로 기억되는데 하늘 상공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장관이었다. 처음엔 그 강줄기가 메콩강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 강을 끼고 녹색의 에메랄드 목걸이를 따라가듯 도착한 곳이 태국 중북부의 코랏 고원에 위치한 태국 제 2의 도시 ‘콘깬’이었다. 이후에는 소형 화물차를 잡아 차량 뒤 화물을 싣는 곳에 쭈그리고 앉아 약 7시간 정도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잊지 못할 추억들이 많다. 새벽 4시 파타야 해변가에서 나를 기다리던 한 소녀도…


아직도 내 마음속에 추억으로 넘기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별빛이 그곳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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