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주제로 테마상품 개발에 나섰던 여행사들이 최근에는 판매 활로를 모색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오히려 테마상품 판매에 대해 여행사와 랜드사들은 각기 다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다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여행사들이 테마상품 판매에 부진하고 있는 큰 이유는 고객 타깃 선택과 전략적인 홍보가 부족한 것이라 입을 모았다. 특히 랜드사들이 직접 모객에 나서는 행보와 패키지사들이 모객하는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지난해 작가와 함께하는 문화예술탐방, 유럽에서 즐기는 스포츠 관람 상품을 시작해 주요 패키지사들은 각 지역별 테마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모객 수치는 여행사마다 밝히기를 꺼려했다.
패키지 체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주제에 따라 상품은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판매를 못해 상품이 도태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에 각 여행사마다 사장되는 테마상품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관계자들 또한 테마상품 담당을 꺼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여행사 관계자들은 지속적인 수요가 창출되지 않는 만큼 타깃마케팅에 전념할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테마상품에 매진하는 것이 위험요소가 많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테마상품을 개발한 랜드사들의 입장은 다르게 나타난다.
여행사들이 일단 모객에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이며 소홀하게 접근한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상품의 전문성을 높여도, 여행사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테마상품을 개발한 랜드사들은 직접 판매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미술 테마 상품은 갤러리에서, 사진 테마 상품은 동호회에서, 인문학 및 와인, 춤 등의 테마상품은 아카데미 및 강의에서 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랜드사들이 테마상품 판매를 하며 느낀 공통점은 ‘테마상품은 가격경쟁력과 별개로 마니아층의 니즈를 공략해야 된다는 점’과 ‘회사 자체에 대한 홍보가 아닌 테마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 전문여행사의 경우도 직접 테마별 강의를 주관해, 테마 상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 몽골 랜드와 일본 랜드는 역사를 테마로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마상품이 애초에 패키지사에서 판매해야 된다는 시각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일반 고객이 해당 테마에 대한 니즈로 인해 패키지사에서 상품을 찾는 경우가 희박하다는 논리다.
모 랜드사 소장은 “테마상품은 패키지상품의 변형이 아니다. 상품에 대한 애착과 이해도가 있어야 타깃설정과 마케팅, 판매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마상품이 선행된 해외 여행사 상품과 한국 여행사들의 테마상품을 비교해본 결과, 같은 테마 아래서도 큰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중 일본의 경우, 대부분 기존 여행일정에 테마를 입히기 보다는 일정 내내 쇼핑이나 별도 자유시간 조차도 배제해 테마에만 집중했다. 이탈리아 일주 상품도 일본 여행사들은 서로 자사만의 특별관광으로 특별 가이드, 큐레이터를 내세워 필수적으로 충분히 박물관을 감상할 수 있다고 차별화 시켰다.
모 랜드사 소장은 “현재 단순 패키지 상품도 품격을 높여보자고 제안하면, 타 여행사 대비 MS만 계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라리 테마상품은 패키지사들이 아닌 전문 여행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고성원 기자> ksw@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