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 천 년 간 음력을 사용하던 우리나라가 태양력을 달력으로 사용한 것은 대한제국 시절인 1895년이라고 한다.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 후 근대 경제개발 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표준으로 양력이 정착됐지만 여전히 음력은 우리 실생활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설과 추석으로 대표되는 명절이 그렇고 제사 문화도 여전히 음력을 고수하고 있다. 전통은 쉽게 인위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는 지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 더위가 가을을 재촉하는 비에 한 풀 꺾이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 곧 가을의 중심인 추석이다.
신라시대부터 기원한다는 추석은 전형적인 농경문화의 상징이다. 봄부터 씨를 뿌리고 한 여름을 거쳐 땀 흘려 가꿔온 곡식을 수확하기 전에 정성껏 음식을 장만해 조상님들께 차례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데서 시작됐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추석은 고향을 찾는 민족대이동의 상징이 돼 버렸다. 추석하면 떠오는 것이 송편, 보름달에서 귀성전쟁, 교통체증이 돼버린 지도 오래다.
그래도 추석은 좋다.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고 긴 연휴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추석에 사고를 당해 우울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늘 추석을 지나고 나면 접하는 소식이 추석기간 몇 건의 교통사고가 나서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다쳤다는 뉴스다.
특히 연휴 전날과 연휴 다음날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 각별이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간 추석 연휴와 연휴 앞뒤로 모두 1만8335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 3만177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한다. 이는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사고는 2018년 한 해 동안 21만7148건이 발생해 3781명이 사망하고 32만303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루 평균 595건 꼴로 사고가 발생해서 10여 명이 사망했고, 885명이 부상을 당한 셈이다. 그 만큼 아직도 교통사고 많다고 할 수 있다. 즐거운 추석이 되려면 안전운전, 조심운전으로 사고부터 피해야 한다.
그리고 얼마 전 출간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반일 종족주의란 책이 있다.
저자들의 생각과 주장에 동의하는가라는 문제는 논외로 하고,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책에서 우리나라의 거짓말 문화를 꼬집고 있는 부분이다.
책에 따르면 2014년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이 1400명으로 일본의 174배, 허위 사실에 기초한 무고(誣告)건수는 500배이고, 보험사기의 총액은 4조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7982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고 한다. 적발되지 않은 금액까지 따지면 6조 원이 넘는다는 기사도 있다.
무엇보다도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이 2018년에만 무려 7만9179명이라는 것이 충격적이다. 보험사기는 큰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여행보험과 관련해서는 휴대폰 액정파손 사고로 인한 보험금 청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여행 중에 파손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을 청구한다면 이 또한 보험사기다. 큰 범죄만 범죄가 아니다. 이러한 보험사기는 결국 모두의 손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추석 즈음에 사건사고, 사기, 경기침체 등 여러 가지 우리를 움츠리게 하는 뉴스들로 넘쳐나지만 풍성함을 바라는 추석의 마음이 우리와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한상윤
인스밸리 여행보험사업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