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TN 컬럼
명민식
명차이나 소장
koreasheriff@nate.com
지금 우리나라는 우한 폐렴의 공포 속에 갇혀 있다. 이번에도 우리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매년 크고 작은 악재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이번 우한 폐렴 사태는 그 어느 때보다 스케일이 크고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에 문제가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언론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 때보다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세기의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까지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취소 페널티를 받아야 하는 여행사에 폭언을 하는 고객들까지 등장한 이 시점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2016년에 여행사를 개업하신 대표님께서 올렸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바로 그것이다. 여행업 알선수수료 및 여행 취소수수료를 법적으로 제도화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물론 이 청원이 청와대의 답변 의무가 생기는 20만 명을 돌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본 칼럼을 통해 청원을 올려주신 여행사 대표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청원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되며, 대중들 또한 취소수수료를 여행사가 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인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청원을 보며 분노를 삭힐 수 없었다. 이러한 내용을 이슈화하는 것이 과연 일개 여행사의 몫일까? 우리나라 관광업계를 대표해 업계 전반의 의견을 종합 조정하고, 국내?외 관련 기관과 상호 협조함으로써 관광산업의 진흥과 회원의 권익·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관광협회 중앙회와 17개 시도 협회는 작금의 상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여행사들은 우한 폐렴의 직격탄을 맞아 취소 업무로 마비가 돼있다. 정상적인 취소 업무만으로도 혼이 빠져나갈 이 상황에 취소수수료를 여행사가 취하는 것 아니냐며 고객들의 신뢰까지 잃고 사기꾼 같은 시정잡배 취급까지 받고 있다. 이 상황이라면 협회가 이런 사항을 공론화해 대중들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는가? 협회는 그럴만한 힘이 있는 기관이 아닌가? 이런 때 사용하라고 회원사들이 힘을 만들어 준 것 아닌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다. 이런 시국에도 우한 폐렴에 관한 글은 우리가 매일 문자로 받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및 대응책만 공지사항으로 올려놓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관이며,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 많은 여행사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출근을 하는 요즘이다. 당장 눈앞이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회사의 규모, 전문지역,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똑같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협회가 움직여줘야 한다. 우리의 대표기관으로써 지금이라도 나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매우 많다. 죽어가는 물고기에게 강물 길을 돌려주는 도움은 필요 없다. 한 바가지의 물이라도 좋으니, 지금 당장 살아나갈 수 있는 작은 도움, 그것이 무엇일지 모색해주길 바란다.
덧붙여, 최근에는 항공사들이 그룹가보다 저렴한 인디비 선 발권 특가 항공권을 많이 내놓음으로써 여행사들 또한 이것을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선 발권 특가 항공권은 취소 시에 문제가 커진다. 국외여행 표준약관상의 취소수수료를 받아서는 오히려 여행사가 웃돈을 주고 취소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도 이것 때문에 많은 여행사들이 오히려 금전적 손해를 본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인디비 선 발권 항공은 항공사, 여행사, 고객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고, 이것이 대세라면 국외여행 표준약관의 개정 또한 시급해 보인다.
회원사가 없는 협회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회원사의 생존이 곧 협회의 생존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지금이라도 세기의 악재 속에 갇혀 있는 회원사들을 구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