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하다. 아니 참담하다 못해 망연자실이다. 대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3월12일 현재 확진자 7869명, 사망자는 66명에 달한다. 이제 세계가 한국인을 입국 차단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3월12일 현재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홍콩, 이스라엘 등 47개국,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까지 포함하면 123개국에 달하고 있다. 이제 한국이 중국과 동급이 되어 가고 있다. 심지어 바이러스의 본원지인 중국에서도 한국인에 대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인간의 역사는 바이러스와의 긴 전쟁이라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에는 인간이 이를 극복했지만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 중세에 유럽에 퍼진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페스트로 인해 유럽인구의 1/4이 사망했다.
이 영향으로 100년이나 이어온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 전쟁이 끝나면서 중세라는 역사가 끝나게 됐다고 한다. 20세기 초에는 스페인 독감으로 약 5000만 명이 숨졌는데 이는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세 배나 많다.
과학적으로 많은 진보를 이룬 21세기에 들어서도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2002년 역시 중국에서 발원한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스(SARS-CoV)는 9개월에 걸쳐 8273명이 넘게 감염되어 77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2015년 우리나라를 덮친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MERS-CoV)는 우리나라에서만 186명 감염, 39명이 사망했다.
특히 중동의 낙타를 매개로 하여 인간에게 전염되어 발생한 메르스는 높은 사망률을 기록해 아직도 그때의 공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지금 전개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잠복기에도 전염되는 등 독특한 감염 경로를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더라도 전염력도 매우 높은 편이다. 앞으로의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언제 끝날지 오리무중이다.
어떤 학자는 우리나라 사람 40%가 감염돼 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암담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안다. 힘들고 괴롭겠지만 이 시련도 결국 끝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이겨내야 한다. 그것이 희망이다. 그 희망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이번에는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 다시는 소만 잃는 경우를 만들면 안 될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도 지금의 현실과도 너무나 흡사하다.
주인공인 의사가 죽어있는 쥐를 보고 페스트임을 직감하고 시청 공무원에게 알려 대책을 촉구하지만 공무원은 이를 묵살하여 페스트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페스트가 창궐하는 봉쇄된 도시의 혼란에서도 사재기를 하는 등 잇속만을 챙기려는 사람, 과학이 아닌 종교로 회피하려는 사람, 봉쇄된 도시를 탈출하려는 사람 등 많은 군상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희망과 희생이다. 특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들 간의 선한 연대의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카뮈는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게 바로 그것일 것이다. 지금의 위기 국면에서 최고의 보험인 것이다.
한상윤 인스밸리 여행보험사업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