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이후 여행시장이 더딘 속도지만 조금씩 회복되자 업무 정상화를 꽤하는 과정에서 여행업계의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 온 여행사들은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을 하고 있고, 나 홀로 사장인 업체들도 발권과 OP역할까지 혼자 하면서 나름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코로나위기상황의 여파를 여전히 감내하고 있는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그나마 관광공사에서 여행사에 공유오피스 지원 사업으로 무료 사무실을 써 왔지만, 이달부터는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서 집도 절도 없는 신세로 전락한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무실 공간 확보에도 애로가 있지만,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같이 일할 직원을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여행사 카운터 경력직원 채용은 이미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이며, 신입직원 채용에 연봉 3000만원 이상을 제시해도 문의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점점 업무는 증가하고 있는데, 업무 환경은 십여 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대리나 과장들이 사원들이 하는 업무를 1당백 수준으로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리나 과장급이 신입직원의 업무를 분담하다 보니, 업무효율성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 여행사 간부는 “현재 대형여행사의 조직구조를 살펴보면 피라미드구조가 아닌 항아리형 구조”이라며 “대리, 과장급들의 경우 생계형 직급이다 보니 쉽게 여행업을 떠나 타 업종으로 이직하기 쉽지 않아 이 같은 항아리형 조직구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대형여행사의 직급별 분포도를 살펴보면, 모 대형여행사의 경우 코로나이전 절반에 달하던 사원비중이 현재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반면 대리나 과장, 부장급은 오히려 코로나이전에 비해 10~20%가 증가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도 코로나전과 비교해 신입직원 비중이 10%나 감소했다.
신입직원 신규 채용이 막히자 대리나 과장급 인력 쟁탈전도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유/무급휴직을 하면서도 회사에 적을 뒀던 경력직원들의 경우 타사의 달콤한 연봉인상에 이직하는 수요가 최근에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경력직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재협상을 하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류동근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