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막혔던 수학여행 단체관광(이하 학단)이 올 봄을 기점으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는 최근 1개월간 전국 시도 초중고에서 약500여건에 달하는 수학여행 및 현장체험학습 위탁용역 건이 올라와 입찰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코로나여파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니어서 국내 학단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학단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반기에는 해외 학단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당장 해외학단을 유치한 여행사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학단행사의 대부분은 행사비 후불정산이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로 빚더미에 올라 있는 여행사들이 나라장터의 공개입찰을 통해 학단을 유치해도 행사비를 사전에 받지 못해 많게는 수백명의 항공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빚을 내서 선구매를 해야 한다. 항공권을 확보했다고 끝이 아니다. 현지 행사의 경우 또 거래 랜드사에게 현지 호텔, 차량, 식사 등을 후불로 해 달라고 읍소내지 협박을 해야 하는 형극이다.
일본 현지의 경우 아무리 거래처가 확실하다고 해도 외상 거래는 거의 없어 현지행사를 맡은 랜드 역시 빚을 내서 호텔과 차량, 식사, 가이드 등을 수배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행사자체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신경을 쓰기보다, 행사 전부터 돈 걱정이 앞서면서 학단행사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학단행사 진행을 앞둔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여파로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여행업계가 학단행사를 후불로 받다보니, 학교측 관계자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자존심이 상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학교측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무조건 들어줘야지 불만을 표시하면 곧바로 거래취소 카드를 꺼내든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학단의 경우 조금이라도 행사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어떠한 꼬투리를 잡아 행사비를 깎는다”며 “학단행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여행사나 현지 랜드사들은 아예 나라장터의 학단행사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학단의 행사비 후불제는 여행사들의 과도한 제살깎기식 경쟁과 금전사고를 내고 도주한 몇몇 여행사들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관련협회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류동근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