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기반의 하나투어와 OTA 기반의 인터파크가 서로 다른 잣대를 기준으로 여행업계 1위 다툼에 나서고 있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항공권 실적에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인터파크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해외항공권 최저가 보상제를 시작으로 하나투어와 본격적인 항공권 실적경쟁에 나섰다.
결국 해외여행 1등 광고와 관련해 하나투어가 ‘1등’이라고 쓴 광고 카피를 문제 삼는 내용증명을 인터파크에 발송한데 이어, 하나투어 대리점 등을 포함해 전국 26개 중소 여행사들이 인터파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해 방송통신심의위원화와 공정거래위원회가 1등 문구와 관련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해외여행 1등 다툼을 놓고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가뜩이나 최근들어 모객저조로 저가경쟁에 나서면서 코로나이전보다도 못한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 서로 1위자리를 놓고 여론전을 펼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인터파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권 최저가 보상제 등을 통해 항공권 판매실적을 쌓아왔다. 항공실적을 올리는 과정에서 항공사 볼륨인센티브(VI)와 마이너스피까지 항공권 가격에 포함해 판매하는 좌충수를 두는 등 여행시장을 교란시키며 여행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오고 있다.
하나투어 역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나면서 1등자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급기야 코로나 이전 인터파크와 BSP실적에서 많게는 천억원대의 차이를 보였다가 이제는 1위 다툼을 해야 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러 하나투어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 해외여행시장이 정상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1등인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패키지 시장이 정상화되고 난후 BSP발권 뿐 아니라 매출액 등 전체적인 것을 따져봐야 공신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일단 1등 싸움에 관심이 없지만 패키지시장이 활성화되면 하나투어가 기존처럼 시장을 이끌어 가지 않겠냐?”며 “묶여 있는 중국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항공권 발권액수 뿐 아니라 전체 볼륨에서도 하나투어가 쓸 패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류동근 <dongkeun@g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