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척결 기조에 따라 미국 입국심사가 대폭 강화됐다. 특히, 미국 이민 당국이 입국 신청자의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검사하고, 이들을 구금·추방 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심사 요원들은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들의 비자를 더 깐깐하게 살피고 있으며, 심사 과정에서 구금이 결정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는 외국인들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인은 미국에 입국 하려다 돌연 구금돼 열흘 넘게 이민자 수용소에 머물러야 했다고 전했다. 통상 캐나다인에게 허용되는 절차대로 입국장에서 새로운 취업 비자를 신청하려고 했으나, 그 과정에서 입국이 거부 됐다. 그는 두 곳의 수용소로 옮겨지면서도 구금 이유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으며, 이 같은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변호사 선임이 허용된 끝에 12일 만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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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사례 이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캐나다의 반미 감정이 커지면서 2월 캐나다 거주자의 미국 여행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며, 캐나다 항공사의 4∼6월 미국행 항공편의 좌석공급량도 1월 31일 대비 6.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인도 미국 시민권자인 약혼녀와 함께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려던 중 국경 검문소에서 붙잡혔다. 이민국 직원들은 그가 관광이 아니라 거주 목적으로 미국에 가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를 미국 샌디에이고의 수용소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갑을 찬 채 벤치에 묶였으며, 통역 및 변호사 조력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는 16일간 구금된 끝에 독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를 열어보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신청자들은 SNS 계정을 제출하라는 요구도 받는다고 전해졌다. 실제 한 프랑스 과학자는 최근 휴대전화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자기기 수색이 여행자의 권리 침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미국 행정부는 적법한 권한에 따른 직무 수행이라고 밝혔다. 미 국토교통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은 테러 및 범죄 활동을 식별하고 대처하기 위해 전자 기기 수색이 필요하다며 “국경을 통과하는 전자기기를 합법적으로 검사하는 권한은 디지털화가 가속하는 세계에서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삼엄해진 미국의 입국심사에 각국 정부들은 자국 여행자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홈페이지에 ‘미국 당국은 입국에 관한 규칙을 엄격하게 정하고 시행한다. 당신이 규칙을 어길시 체포되거나 구금될 가능성이 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독일도 비자나 입국 면제를 받았다고 해서 미국 입국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미국 여행에 관한 권고 메시지를 보완했다.
<출처=에어포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