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지난해 하반기 정부 조직 개편 전까지 경제재정산업디지털주권부(이하 재정경제부)의 관광 담당 장관이 관광과 수공예/장인, 중소기업 업무를 함께 관할했다. 지난 2021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최신 프랑스 관광 정책에는 지역의 장인, 명인을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 관련 정책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2023년 광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노하우 관광 공모를 통해 지역의 색채가 잘 드러나는 전문 수공예 활동을 관광자원화 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에서 지자체와 기업체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공예 직업의 날
2002년 공예 전문가들이 대중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프랑스 공예 연구소에서 처음 개최했다. 소규모 공방과 기술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2012년부터는 ‘유럽 공예 직업의 날’로 확대, 현재는 20개 국 이상에서 약 1만 여 개의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프랑스 수공예 공방©wecandoo홈페이지 캡처
■수공예 관광 체험 아뜰리에
프랑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수공예 관광 아뜰리에는 식음, 식물, 나무, 금속, 직물, 가죽, 유리, 종이, 보석, 화장품과 웰빙, 도자, 농업 등 그 분야가 매우 넓다.
프랑스 수공예 협회에서도 수공예 공방 등 정보를 찾을 수 있으나, 관광/체험과 연계하여 제공하는 포털은 Wecandoo(www.wecandoo.fr)이다. 이 포털을 통해 등록된 수공예 전문가는 3067명 이상이다. 다양한 분야의 수공예 아뜰리에를 통해 관광객 및 고객과 수공예 전문가 사이를 이어주며, 다양한 회의 및 팀빌딩 등 교류 활동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공방에서의 도자기 체험, 실용품인 허리띠 만들기부터, 지역 음식 만들기와 한식인 비빔밥, 김치 만들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이 중 프랑스의 지역과 연계된 수공예 체험은 아래와 같다.
-그라스 : 향수 만들기
향수의 본고장 프랑스 남부 그라스에서는 프라고나르, 몰리나르 같은 전통적인 향수 브랜드에서 관광객 대상 맞춤 향수를 제작하는 클래스를 지역 특성과 연계하여 진행한다.
-릴 : 맥주 양조 체험
벨기에와 국경을 맞닿아 있는 프랑스 도시 릴은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역의 영향을 받아 비에르 드 가르드 등 전통 맥주 문화가 발달했다.
매년 9월 열리는 맥주와 홍합요리를 먹는 "브라드리 드 릴" 축제뿐만 아니라 맥주 제조 과정 및 시음이 가능한 양조장 체험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떼밀리옹 : 와인 블렌딩 체험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 인근 쌩떼밀리옹에서는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에서 레드 와인 블렌딩 아뜰리에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맛의 와인 샘플을 조합, 자신만의 와인을 완성하여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다.
-리모주 : 도자기 체험
프랑스 리모주는 18세기부터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카올린이 채굴되어 유럽 최고의 도자기 생산지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도자기 체험에서는 지역 장인과 함께 도자기 모델링 기술을 익히고, 접시 · 그릇 · 꽃병 등을 제작하는 방법 체험하여 여행지에서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 수 있다.
-빌뢰르반 : 파테 쿠킹체험
미식으로 유명한 프랑스 동남부 리옹 인근에 위치한 빌뢰르반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파테 앙 크루트’ 만드는 법을 배우고 완성된 요리를 맛보고 가져갈 수 있다. 파테 앙 크루트는 빵 속에 다진 고기를 채워넣은 프랑스 전통 요리로 계절별 재료의 다른 조합이 가능한 음식이다.
■수공예 및 특산품 판매
‘메이드 인 프랑스 박스’(www.madeinfrancebox.com)는 프랑스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제품들을 큐레이션하여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또는 기프트 박스 브랜드이다.
이 박스는 프랑스 각 지역의 특산품(전통 식료품, 와인, 공예품, 화장품 등)을 엄선, 현지 장인들과 소규모 생산자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이다. 홈페이지의 고객이나 선물을 받은 사람은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와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프랑스는 문화유산인 수공예 과정 및 산물인 특산품을 활용하여 관광에 접목시키고, 관광객들이 체험 후 제품을 기념품으로 구매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러한 특산품을 한 곳에 모아 선물용품으로 판매함으로써 프랑스 전통 수공예와 지역별 특산품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예와 관련한 다양한 기관, 지자체 및 정부에서 다양한 전통 공예품, 특산품을 판촉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관광객 유치와 이들의 체험을 통해 해당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를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킨 사례는 많지 않다.
프랑스의 사례를 접목하여 수공예 관광을 활성화를 통해 전통 공예, 전통 식품 분야의 차별화, 다양화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으로서 관광객에게 진정성있는 가치를 부여하면 지속가능한 관광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한국관광 데이터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