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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호 2025년 10월 13 일
  • 환율이득보다 물가상승 영향 커

    단거리 주요여행국 화폐변화&소비심리 비교



  • 류동근 기자 |
    입력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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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약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1일 1400원대를 돌파했으나 차츰 1300원대 중후반에 머물다 지난달 25일 다시 1400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국제정세 불안 등 여러 복합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가장 큰 배경은 글로벌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또다시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으며, 여행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등 여행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10년전에 비해 단거리 지역 주요 여행국가들의 경우 원화 환산가치는 떨어졌으나 식비와 교통비 등 물가는 올라 체감 지출은 더욱 늘어났다. 즉,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 늘고 있다. 2회에 걸쳐 장·단거리 여행주요 국가들의 주요 화폐를 한국화폐 약 5만원을 기준으로 10년 전 가치와 비교해 소비심리를 분석해 봤다.

 

 

태국_바트화(THB)의 변화추이

 

최근 태국 바트화가 원화 대비 점진적인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한국 여행객들의 체감 비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태국 바트화는 원화 대비 약 1바트당 43원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9~40원 선에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9%가량의 상승세를 기록한 셈입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도 환율은 41원대에서 44원대까지 오르내리며 꾸준히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달러 대비 바트화도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5년 9월 기준 1달러당 약 31.8바트 수준까지 올라서면서 태국 통화의 가치가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트화의 강세 배경에는 △태국 경제 회복 기대 △관광산업 호조 △외국인 투자 확대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태국은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이 빠르게 회복되며 외화 유입이 늘었고, 이에 따라 바트화의 안정성과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환율 흐름이 한국인 여행객들에게는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과거 10,000바트를 환전했을 때 30만 원대 초반이면 가능했지만, 지금은 43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합니다. 식당과 교통 등 현지 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같은 바트 금액으로 누릴 수 있는 소비 수준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중급 식당에서 한 끼 식사가 150~300바트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200~400바트로 올라섰습니다. 택시 기본 요금도 10년 전 35바트에서 현재는 50바트에 가까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바트화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태국 경제의 회복세와 관광업 호조가 지속되는 한, 환율이 쉽게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여행사와 소비자 모두 환율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사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을 고려한 상품 가격 책정이 필수적이며, 소비자들도 환전 시점과 예산 운용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베트남_동화(VND)의 변화추이

 

베트남 동화(VND)는 지난 10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제 체감 구매력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기준 100만 동은 약 4만 9천 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약 5만 2천 원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환율 자체는 큰 폭의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현지 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여행자와 소비자께서 느끼시는 실제 구매력은 감소하였습니다.

 

당시 100만 동으로는 길거리 식당에서 20~40끼, 중급 식당에서 8~12번 외식이 가능하였으나, 현재는 길거리 식당 15~20끼, 중급 식당은 5~8회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관광객이 주로 찾는 중급 이상의 레스토랑에서는 가격 상승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교통비 또한 꾸준히 상승하였습니다. 2014년에는 버스 요금이 5,000~7,000동, 택시 기본요금이 1만 동 내외였으나, 현재는 각각 7,000~10,000동, 1만 2천~1만 5천 동 수준으로 인상되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베트남 동화는 환율 측면에서는 안정적이었으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행객께서는 예전보다 빠른 지출을 체감하게 되셨으며, 이는 베트남 여행의 전체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필리핀_페소화(PHP)의 변화추이

 

2014년 당시 1페소는 약 26원 수준이었으며, 2,000페소는 원화로 약 52,000원에 해당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현재 환율은 1페소 당 약 24원으로 낮아져 같은 2,000페소의 원화 환산 가치는 약 48,0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즉, 원화 대비 페소의 가치는 10년 전보다 소폭 하락한 셈입니다.

 

하지만 현지 물가 상황은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2014년 로컬 식당에서 1인 식사가 80~120페소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120~180페소로 50% 이상 올랐습니다. 중급 식당 역시 과거 200~400페소에서 현재는 300~600페소로 인상되었으며, 특히 외식비 상승폭이 두드러집니다.

 

교통비 또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지프니나 버스 요금은 2014년 8~10페소에서 현재는 12~15페소로 올랐고, 택시 기본 요금도 40페소에서 60페소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원화 환산 가치는 하락했지만 현지 물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은 감소했습니다. 특히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중급 식당, 택시 요금 인상은 체감 지출 부담을 크게 늘린 요인입니다.

 

따라서 2,000페소로 즐길 수 있는 외식 횟수나 교통비 커버 범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고, 이는 여행객 입장에서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환율만 보면 저렴해진 듯하지만, 실제 생활비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이 필리핀 페소화 변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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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_위안화(CNY)의 변화추이

 

지난 10년간 중국 위안화(人民幣, CNY)는 원화 대비 완만한 강세를 이어왔습니다. 2014년 1위안은 약 170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 현재는 190~2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환율만 놓고 본다면 원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셈입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의 체감 구매력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2014년 기준 250위안으로는 로컬 식당에서 8~12끼의 식사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물가 상승으로 약 5~7끼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중급 식당의 경우 60~100위안에서 한 끼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최소 120위안 이상을 지불해야 합니다.

 

교통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 지하철·버스 기본요금은 2~3위안이었으나 현재는 3~6위안으로 올랐으며, 택시 기본요금도 10위안에서 14~16위안으로 상승했습니다. 생활 전반의 비용이 늘어나면서 위안화의 실질 구매력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 특히 도시 지역 생활비 인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위안화의 환율 가치는 원화 대비 높아졌지만, 중국 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금액으로 누릴 수 있는 생활수준은 예전보다 줄어든 셈입니다.

 

 

일본_엔화(JPY)의 변화추이

 

2014년 당시 일본 엔화는 100엔당 약 1,060원 수준이었으며, 이를 기준으로 5,000엔은 약 53,000원에 해당했습니다. 당시 중급 식당에서 한 끼 식사가 800~1,200엔, 지하철 기본요금은 150~200엔, 택시 기본요금은 약 710엔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5,000엔으로는 중급 식사 약 4~6회 혹은 교통비와 식사를 포함한 여정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2025년 현재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100엔당 900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5,000엔의 원화 환산액은 약 45,000원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현지 물가는 오히려 상승해 중급 식당의 한 끼 가격은 1,200~1,800엔,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260엔, 택시 기본 요금은 800~900엔으로 올라섰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5,000엔이라 하더라도 과거보다 식사 횟수와 이동 범위가 줄어들었으며, 원화 환산가치가 낮아진 만큼 일본 여행객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진 상황입니다. 이는 일본 엔화의 약세와 현지 물가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관광객 입장에서는 환율 이득보다는 물가 상승이 더 크게 체감되는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류동근 기자> dongkeun@g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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