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랑교ⓒ운양시관광청
▶ 세계 최장 캔틸레버 유리랑교와 카르스트 동굴의 신비
▶ 삼협댐 공사로 이전 복원된 삼국지 명소, 장비묘
▶ 장강 삼협의 심장, 소삼협·신녀봉의 절경
▶ 세계 최장 야외 에스컬레이터, 신녀 대형 에스컬레이터
<운양·무산=박소정 기자/취재협조=제일투어, 운양현 관광청, 무산현 관광청>
운양(雲陽)은 수억 년 전 바다가 남긴 땅이다. 공룡 화석이 쏟아지는 협곡, 땅속에서 캐내는 소금, 장강을 따라 흐르는 삼국지의 이야기가 이 작은 도시에 켜켜이 쌓여 있다.
그 강줄기를 따라 더 동쪽으로 가면 무산(巫山)이 기다린다. "증경창해난위수, 제각무산불시운" 바다를 본 사람은 강물에 쉽게 눈길을 주지 않고, 무산의 안개를 보고 나면 세상의 다른 구름이 희미해 보인다. 당나라 시인 원진이 남긴 이 시구처럼,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절경이 이 땅에 펼쳐진다.
충칭에서 고속열차로 약 1시간 30분, 운양에서 다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아시아나항공과 연합 여행사들이 함께한 스터디 투어로, 운양현·무산현 관광청의 협조로 이뤄진 이번 여정은 삼국지의 역사와 장강 삼협의 절경, 그리고 수천 년의 신화가 켜켜이 쌓인 여행길이었다.

왼쪽부터 용항 풍경구, 용동 동굴 석회암 불상ⓒ세계여행신문
■하늘 끝에 선 운양, 용항 풍경구
雲(구름 운)과 陽(볕 양), 구름과 햇살이 어우러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운양(雲陽)은 이름처럼 사계절 구름이 가득한 도시다.
운양의 첫 번째 목적지는 용항 풍경구(龍缸風景區)다. 풍경구 안에는 두 가지 전혀 다른 얼굴의 명소가 공존한다. 하나는 하늘 위의 유리랑교, 다른 하나는 땅속 깊은 카르스트 동굴이다.
유리랑교는 미국 콜로라도의 그랜드 캐니언 스카이워크보다 5.34m 더 긴 세계에서 가장 긴 캔틸레버 유리랑교로, 지상 718m 높이에서 발 아래로 아찔한 협곡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같은 풍경구 안의 카르스트 동굴 대안동(大安洞)에서는 종유석과 석순이 조명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지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왼쪽부터 향을 피우고 소원을 비는 장비 동상, 장비묘 야간 공연에서 재현된 도원결의ⓒ세계여행신문, 운양시관광청
■장강 변의 삼국지, 장비묘
장비묘(張飛廟), 또는 장환후사(張桓侯祠)라 불리는 이 사당은 중경시 운양현에 위치하며 2001년 국가중점문화재보호시설로 지정됐다. 원래 위치는 지금보다 35km 하류 지역이었으나 삼협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건축부품 하나하나에 번호를 매겨 현재 위치로 이전 복원했다.
전설에 따르면 장비의 몸은 낭중에, 머리는 이곳 운양에 묻혔다고 전해지며, 사당 건축 방향이 낭중을 정면으로 향하도록 설계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예로부터 이곳에 향을 사르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강을 오가는 뱃사람들이 순풍과 안전을 기원하며 들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도원결의의 의리가 장강 물결과 함께 이곳에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삼협의 심장, 무산으로
巫(무당 무)와 山(뫼 산), 무당과 신녀의 전설이 깃든 산이라는 뜻을 가진 무산(巫山)은 이름처럼 신화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땅이다. 운양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을 달리면 '천하제일 아름다운 협곡'이라는 명성의 무협(巫峽)이 자리한 무산에 닿는다.
삼협의 중앙에 위치해 '삼협의 심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곳은 11월에서 1월 사이 온 산이 붉게 물드는 단풍철이 가장 아름답다.
신녀천로ⓒ무산시 관광청
■신녀봉과 신녀천로, 하늘에서 내려다본 삼협
무산의 첫 일정은 신녀천로(神女天路) 풍경구다. 총 길이 12km, 평균 고도 1200m가 넘는 절벽길로, 차량이 구름과 안개 속을 지나가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신녀천로 위에서 바라보는 신녀봉(神女峰)은 해발 860m로, 장강에 나타나 백성들을 괴롭히던 용 일곱 마리를 물리치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바위로 변했다는 신녀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이어 찾은 삼협용척(三峽龍脊)은 2024년 개방된 산악 트레킹 코스로, 무협 어귀에서 등룡봉 정상까지 총 12km, '삼협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산로'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마두강 선착장, 무산시 야경 크루즈ⓒ세계여행신문
■소삼협·소소삼협, 배 위에서 만나는 절경
무산의 하이라이트는 배 위에서 펼쳐진다.
국가 AAAAA급 관광지인 소삼협(小三峽)은 용문협·파무협·적취협으로 이루어진 약 65km의 협곡 지대다. 소삼협 끝에는 마두강 유역의 소소삼협(小小三峽)이 기다린다.
더 작은 배로 갈아타야 진입할 수 있는 이 구간은 미니삼협이라고도 불리며 소삼협보다 더욱 아기자기한 협곡 풍경을 선사한다.
낮에는 협곡의 절경을, 저녁에는 야경 크루즈로 장강과 무산 시내의 밤을 선상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크루즈에서 내려 들르는 무산의 대표 음식 카오위(무산 생선구이)는 중국 전역 2만여 개 분점을 거느린 이 지역 대표 음식으로, 그 본점이 바로 이 무산에 있다.

신녀 대형 에스컬레이터ⓒ세계여행신문
■세계 최장 야외 에스컬레이터, 신녀 대형 에스컬레이터
무산 시내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명소가 있다. 세계 최장 야외 에스컬레이터인 신녀 대형 에스컬레이터(神女大扶梯)다.
총 연장 길이 약 905m, 80층 건물 높이에 달하며 기존 1시간이 걸리던 이동 시간을 단 20분으로 단축했다. 요금은 단돈 3위안. 처음엔 비싸다 싶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교하는 아이들, 창문마다 널어놓은 빨래, 연달아 이어지는 카페와 식당 사이로 무산 사람들의 정겨운 일상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꼭대기에 오르면 무산 시내와 장강이 한눈에 펼쳐지는 탁 트인 경관이 기다린다.
REVIEW
최근 충칭은 상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새로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화려한 도시 야경과 MZ 감성의 골목부터 장강 삼협의 절경과 수천 년의 역사까지, 도시와 자연이 하나의 여정 안에 온전히 담기는 목적지다.
충칭에서 고속열차로 약 1시간 30분이면 닿는 운양과 무산은 그 여정을 비로소 완성하는 땅이다. 제일투어는 이 루트의 가능성에 주목해 지난달 14일부터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2개월간 국내 홍보에 나섰다.
과거 장강 삼협은 크루즈로 일주일을 투자해야만 닿을 수 있는 여정이었다. 그러나 고속열차와 고속도로 개통으로 충칭을 거점으로 한 효율적인 동선이 가능해지면서 삼협 관광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기본 4박 6일 일정을 바탕으로 도시와 야경 중심의 감각적인 여정부터 협곡과 자연을 깊이 있게 탐방하는 여정까지, 여행자의 취향에 맞게 설계할 수 있다. 최소 2명부터 출발이 가능해 동반자와 함께하는 맞춤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