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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N광장] 고맥락 문화 저맥락 문화

김용동 ㈜트래블마케팅서비스 대표 ydkim0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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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식사나 한번 하시죠.”

 

어떤 사람이 한국으로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과 미팅을 하고 나서 “언제 식사나 한번 하시죠”하고는 헤어졌다고 한다. 바로 다음 날 그 외국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을 말하며 식사가 가능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순간 당황하며 얼떨결에 식사 약속을 잡았다. 늘 해오던 것처럼 인사치레로 말했을 뿐인데 그 외국인은 구체적인 약속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얼마 전 청와대 수석실 개편 인사 발표가 났다. 과거 정권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몇몇 언론에서 ‘대통령의 의중을 아는’,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수식어를 써가며 기사화했다. 별 다른 의미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나랏일을 하면 팩트와 능력이 아닌 대통령의 의중과 눈치를 살펴가며 일해야 하나 하고 내심 반문해봤다.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T. Hall)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고맥락(高脈絡, High Context)’과 ‘저맥락(低脈絡, Low Context)’으로 구분해 문화현상을 제시했다. 고맥락 문화는 말 속의 진의를 유추해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고 저맥락 문화는 표현된 내용에 의해 직설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서양의 문화권이 저맥락 문화에 해당한다. 직관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이뤄지고 ‘혼네(본심)’와 ‘타데마에(겉모습)’를 중시 하는 일본이 전형적인 고맥락 문화권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역시 고맥락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야기는 한국인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전형적인 고맥락 문화와 저맥락 문화의 커뮤니케이션 충돌 사례다.

 

 

어느 업종을 둘러봐도 우리 관광 업계만큼 사람들과의 관계와 네트워크에 의해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업종도 흔치 않다. 여행상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 역시 의사소통을 통해 진행된다.

 

 

또한 항공좌석을 확보하기 위한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관계, 여행상품 개발과 셋업(Set up)을 위한 여행사와 협력업체간의 관계, 홍보와 판매촉진을 위한 여행사와 관광청, 호텔의 관계 등 수많은 관계의 연속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의 방법일 수밖에 없다. 지금껏 우리는 고맥락 문화로 일을 해오던 것이 버릇처럼 자리 잡고 있지만 이제는 팩트와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의사소통 문화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상대의 말과 행동에 맥락을 짚고 속내를 알아야 일이 진척될 수 있는 문화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나 또한 하루에도 2, 3번씩은 ‘언제 식사나 한번 하시죠’라는 무책임한 공약을 인사치레로 남발하고 다니는 것 같다. 그런 말을 하고 나면 왠지 허전함이 상대방의 이미지와 함께 교차돼 미안함마저 남게 됐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왕 만나야 하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면 아예 구체적인 약속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맥락 문화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의사소통 속에서 무수히 남발되는 공허한 약속을 의미 있는 약속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인 저맥락 문화를 시도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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