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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반 항공권 가격 책정, 득실을 따져보니…
운임체계 더 불투명…소비자 부담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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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됨 : 2025-10-29 오후 4: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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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을 포함한 일부 항공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항공권 가격 책정을 시험하면서, 이미 복잡한 운임 체계가 한층 더 불투명해지고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어포탈 자료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은 그동안에도 불투명성과 잦은 변동으로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과거 무료였던 수하물, 기내 간식, 인접 좌석 선택 등이 추가 요금으로 전환됐고, 드립 프라이싱으로 인해 처음에는 저렴해 보이던 항공권이 각종 추가 요금으로 최종 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드립 프라이싱’은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초기 제시 가격에 수하물 · 좌석 지정 등 추가 요금을 붙여 최종 가격이 높아지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 운임 클래스가 세분화되고, 동적가격(예약 시점 등에 따라 요금을 실시간으로 바뀌는 방식)이 실시간으로 변동하면서 소비자들은 오늘 제시된 운임이 내일보다 유리한지조차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AI가 도입되면 이러한 불투명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페처는 델타항공 등 다수 항공사에 AI 가격 책정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페처에 따르면, 비교적 단순했던 기존 운임 구조를 수십 개 운임 클래스로 세분화하고, 순간마다 가격이 급변하는 체계로 대체하는 방식을 시험 중이다. 페처는 이같은 구조가 인간의 인지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팬데믹 시기 및 팬데믹 직후 항공사들이 요금을 크게 인상했다가 이후 수요 유인을 위해 할인에 나선 것과 달리, 이러한 AI 기반 가격 전략은 다시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지만, 소비자단체는 가격이 개별 소비자의 지불 한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델타항공은 현재 미국 국내선 노선의 약 3%에 페처 시스템을 적용 중이며, 연말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즉각적인 정치권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의 민주당 의원들은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와 맞춤형 가격 인상 위험을 우려하며 델타항공 CEO에 질의서를 보냈고, 공화당 의원들도 항공 업계에서 나온 최악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경쟁사인 아메리칸항공 CEO는 이러한 방식을 소비자 기만이라고 밝히며,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델타항공과 페처는 “개인 맞춤형 가격은 적용하지 않으며,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하지 않는다” 라고 해명했다. 델타항공 측은 해당 시스템을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규정하며, 가격 인상뿐 아니라 수요가 낮을 때 인하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금융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AI 기반 가격 책정을 수요와 공급을 가장 정교하게 맞추려는 궁극적 목표로 평가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소비자단체와 학계에서는 항공을 넘어 소매· 차량 호출 업계로 확산될 경우 가격 접근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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