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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휴먼터치’가 경쟁력

창간27주년 특집] ⑥-4 항공_LCC 중장거리노선

  • 게시됨 : 2026-04-03 오후 2:05:36 | 업데이트됨 : 1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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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잖은 미래에 AI가 본격 도입되면 여행업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갈까?


여행업 고유의 휴먼터치는 사라지고 결국 벼랑 끝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AI기술을 접목한 더 진화된 여행업이 재탄생할 것인가. 분명한 것은 5년 후, 여행업은 단순한 항공권 발권이나 호텔 예약을 대행하는 여행사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란 점이다. 자사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없는 여행사들은 5년도 못가 슬그머니 사라질 것이다. 본지는 창간 27주년을 맞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AI 트렌드에 맞춰 ‘5년 후 여행시장은 이럴 것이다’라는 주제를 갖고 AI와 업계 종사자들에게 물어봤다.

<류동근 기자>dongkeun@gtn.co.kr

 

 에디터 사진

 


Question “5년 후 여행시장은 이럴 것이다”

 

[AI 가상 시나리오]


2031년 4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 종로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중소 여행사 김 대리의 발걸음은 가볍지만 눈은 분주하다. 스마트 글래스 너머로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이 흐른다.
사무실 문을 열기도 전, 전담 AI 비서 ‘에단’이 긴박한 브리핑을 시작한다. “대리님, 발리 투숙 중인 A고객 구역에 1시간 내 국지성 폭우가 80% 확률로 예보되었습니다. 야외 서핑은 위험합니다.”
김 대리는 멈춰 서서 공중에 손가락을 튕긴다. 에단이 즉각 제시한 세 가지 대안 중 고객의 지난 5년간 식도락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된 ‘우붓 왕실 요리 클래스’를 선택해 확정 버튼을 누른다. 그 순간, 발리 현지 파트너사의 AI 시스템과 실시간 동기화가 이뤄지며 가이드에게 변경된 동선과 차량 배차 명령이 0.1초 만에 전달된다.
사무실 책상에 앉자마자 김 대리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띄운다. 과거처럼 항공사 직원과 전화기를 붙들고 “좌석 좀 빼 달라”며 읍소하던 풍경은 전설이 된 지 오래다. 대신 김 대리의 AI RM(수익관리) 엔진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체의 메인 서버와 맹렬히 ‘디지털 협상’을 벌이고 있다.
“6월 북유럽 노선 수요 급증 감지, 실시간 스마트 컨트랙트로 좌석 15석 확보 완료.” 메시지가 뜨자 김 대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 결제 시스템 덕분에 입금 확인이나 오탈자 점검 같은 단순 노동은 사라졌다. 이제 그의 주 업무는 ‘위기관리’와 ‘취향 설계’다.
오후가 되자 김 대리는 스마트 글래스의 모드를 ‘XR(확장현실)’로 전환한다. 내년도 야심작인 ‘아이슬란드 오로라 캠핑’ 상품의 디지털 트윈 현장에 접속한 것이다. 레이캬비크 현지에 나간 로봇 가이드의 시각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전송되며 사무실 온도가 차갑게 느껴질 정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김 대리는 가상공간 속에서 캠핑카의 동선을 점검하며 거동이 불편한 고령 고객을 위한 무장애 경로를 시뮬레이션 한다. AI가 ‘경사도 부적합’경고를 띄우자 즉석에서 경로를 수정하고 현지 지자체의 도로 데이터에 바로 반영시킨다.
퇴근 무렵, 한 단골 고객으로부터 “마음이 헛헛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모호한 메시지가 도착한다. AI는 이미 고객의 SNS 활동과 최근 구매 기록을 분석해 ‘모로코 사막 명상 여행’을 추천해 둔 상태다. 하지만 김 대리는 여기에 자신만이 아는 ‘비밀 레시피’를 얹는다. “고객님, 3년 전 좋아하셨던 그 집의 민트티가 올해 작황이 최고랍니다. 일정 끝에 그곳을 넣었습니다.”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기억과 공감이 한 스푼 더해지는 순간, 고객은 망설임 없이 결제 버튼을 누른다. 2031년의 여행사는 더 이상 표를 파는 곳이 아니다. AI라는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며 고객의 꿈을 현실로 조각하는 ‘인생의 디렉터’들이 살아 숨 쉬는 전장이다.

 

[중소여행사 某대표 시나리오]


AM 08:00
가벼운 조깅 복장으로 남산 산책로를 오르는 ‘한국트래블’ 배 대표. 그의 코끝에 걸린 초경량 AI 글래스에는 증강현실(AR) 데이터가 흐른다. 제휴 파트너사들이 보내온 밤사이 예약 현황이 도심 전경 위로 그래프처럼 떠오른다. “배 대표님, 유럽 인센티브 팀 예약 전환율이 목표치를 5% 상회했습니다.” AI 비서의 차분한 음성이 이어지자 그는 만족스러운 듯 속도를 높인다. 이제 출근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데이터 접속의 문제다.
AM 09:00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AI 비서 ‘아리아’가 긴급 브리핑을 시작한다. “서유럽 항공 노선 유류세 변동 및 현지 철도 파업 가능성 85% 감지.” 과거라면 수십 통의 국제전화를 돌렸겠지만, 지금은 AI가 이미 대안을 뽑아놓았다. “파업 구간을 전용 리무진으로 대체하고, 인근 소도시 고성(古城) 투어를 추가한 변경안을 고객 200명에게 자동 발송했습니다.” 배 대표는 승인 버튼 하나로 위기를 특별한 일정 추가라는 호재로 바꾼다.
AM 10:00
전통적인 입찰 방식은 옛말이다. 이제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AI 기반 대행 선정 시스템을 활용한다. 고객이 원하는 조건과 예산 입력 시, AI 알고리즘이 전 세계 항공, 호텔, 현지 교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합해 최적의 파트너를 자동 매칭한다.
특히 항공 예약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단체 좌석’개념 대신, 실시간 개별 예약 데이터가 모여 최적의 그룹 운임을 실시간 산정한다. 가격 변동 시 AI가 여행사와 고객에게 즉시 공유하며 투명성을 확보한다. 배 대표는 이제 영업 대신 알고리즘 최적화에 집중한다.
AM 11:30
점심 약속 장소는 AI가 두 사람의 동선과 취향, 대화 주제의 중요도를 고려해 추천한 평창동의 조용한 레스토랑이다. 파트너 신문사 대표와의 미팅. AI는 미리 상대방의 최근 관심 키워드를 브리핑해 주었다. 식사하며 오가는 대화는 단순한 안부가 아니라, 데이터 너머의 통찰을 공유하는 비즈니스 전략 회의로 변모한다.
PM 14:00
오후 업무의 핵심은 진행 중인 B2B 인센티브 투어의 실시간 업그레이드다. 의뢰사가 “일정 중 자유 시간을 좀 더 품격 있게 바꾸고 싶다”고 요청하자, 배 대표는 즉시 시스템에 접속한다. 전 세계 항공사 잔여 좌석과 현지 호텔의 실시간 가용성을 AI가 단 3초 만에 체크한다. “현재 위치에서 10분 거리의 최고급 루프탑 바 대관이 가능합니다. 차량과 가이드 동선도 수정 완료되었습니다.” 실시간 피드백에 의뢰사의 만족도 지수는 최고점을 찍는다.
PM 16:00
오후 4시, 배 대표는 가방을 챙긴다. 조기 퇴근이 아니라 업무의 효율이 만든 여유다. 모든 지상 수배와 항공 관리는 AI가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특이 사항 발생 시에만 그의 인간적 판단을 호출할 것이다. 사무실 문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은 더 이상 업무에 쫓기는 여행사 사장이 아닌, 미래 여행 지형을 설계하는 트래블 아키텍트(Travel Architect)의 모습이다.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여행 업무


가장 우선적으로 실시간 예약 및 발권업무다. 100% AI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권, 호텔, 현지 교통편의 실시간 최저가 검색 및 즉시 결제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며, 굳이 5년까지 가지 않고 조기에 대체될 가능성도 높다.
둘째, 표준화된 상담이다. 이미 챗봇을 통해 시행중인 곳도 있다. 챗봇을 통해 비자 발급 서류 안내, 취소 규정 확인, 수하물 규정 등 반복적인 질의응답은 24시간 가동되는 AI 상담사가 처리한다.
개인 맞춤형 일정 생성도 대체된다. 고객의 과거 여행 이력, SNS 취향, 실시간 날씨 및 축제 정보를 조합해 단 몇 초 만에 최적의 동선을 짜는 작업은 AI의 영역이다. 끝으로, 단순 정산 및 데이터 관리다. 판매 실적 집계, 수수료 계산, 고객 DB 분류 등 백오피스(Back-office) 업무의 대부분이 자동화된다.

 

여행사 직원이 해야 할 핵심 업무


AI가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와 인간적인 유대감 형성 등이 여행사 직원이 해야 할 핵심 업무다.
첫째, 고부가가치 컨설팅(Specialist) 업무다. 단순 패키지가 아닌, 테마 기획 여행(예: 오지 탐험, 예술가 동행 투어, 기업 인센티브 여행) 등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여행 설계한다.
둘째, 위기 관리 및 현지 대응 능력이다. 천재지변, 항공 지연, 사고 발생 시 고객들의 불안감을 달래고 유연하게 상황을 해결하는 ‘휴먼 터치’는 AI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고유영역이다.
셋째, VVIP 밀착 케어. 상위 1% 고객을 위한 의전, 사적인 취향을 반영한 비정형적 요청 처리 등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AI 도구 관리 및 검수다. AI가 생성한 여행 상품에 오류가 없는지 검수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게 AI 알고리즘을 가이드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성격의 업무가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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