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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지혜를 발견하는 ‘유적지 열전’, 튀르키예

1만년의 이야기가 있는 곳, 튀르키예 下] 히타이트 문명&카파도키아

  • 게시됨 : 2025-10-29 오후 5:18:04 | 업데이트됨 : 8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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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마당에서 수천년 전의 유물이 나왔다’는 것은 튀르키예에선 뉴스거리가 안된다. ‘국토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어디에서나 인류 문명과 제국의 흥망성쇠의 흔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1만2000년 전에 지어진 ‘인류 최초의 도시’인 괴베클리 테페와 8000년전에 조성된 ‘세계 최초의 도시’ 차탈회위크를 품고 있는 튀르키예.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있어, 튀르키예는 수많은 국가와 문명을 품게 되었다. 가을 들녘이 시작되는 9월, 튀르키예에서 ‘철기문명의 대표주자’인 히타이트 왕국과 수백만년 땅의 역사가 만들어낸 자연절경 ‘카파도키아’를 만났다. <초룸/ 카파도키아=이기순 기자>

 

▶취재협조 : 터키항공 (Turkish Airlines)   

                튀르키예문화관광부 (Turkish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 GoTürki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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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투샤 도시 유적지©세계여행신문

 

 

‘히타이트 문명의 시발점’

 

3700년전 존재했던 히타이트 제국은 다양한 문명과 국가가 지나갔던 튀르키예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히타이트 제국은 기원전 1650~1190년까지 강력한 군사력과 정교한 행정 체계를 바탕으로 460년간 존립했던 고대국가였다. 기원전 1274년, 히타이트-이집트간 치뤄졌던 카데시 전투는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으로 알려진 ‘카데시 조약’을 남겼다.

 

튀르키예의 히타이트 유적지는 고고학적으로 세계사 연구의 핵심 열쇠로 평가된다. 단순히 한 고대 제국의 흔적을 넘어, 문명 간 교류와 인류 초기 국가 체계의 발전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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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야즐르카야, 하투샤 도시 유적지©세계여행신문

 

 

앙카라에서 차로 3시간쯤 이동하면 ‘히타이트 유적지’가 밀집되어 있는 초룸에 도착한다. 초룸주의 남동부에 위치한 보아즈쾨이는 히타이트제국의 수도였던 하투샤의 현재 지명이다. 해발 약 1000m에 위치해 있어 천연 요새 역할을 했으며, 왕궁•신전•성문• 성벽 등 고대 도시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다. 20세기 초 독일 고고학자들에 의해 대규모 발굴이 이뤄졌으며, 수만 점의 점토판이 발견되어 히타이트 문명을 복원하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현재 보아즈쾨이는 하투샤 유적과 함께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하투샤 유적지를 보기 전에 ‘보아즈쾨이 박물관’을 방문하면, 히타이트 문명의 전후에 있었던 청동기 시대, 프리기아•로마•비잔틴 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다.관심과 지식, 상상력이 없다면, 유적지는 그저 ‘폐허’일 뿐이다. 30분 남짓, 설형문자 점토판 등 1•2층의 유물만 보아도 히타이트의 기초상식을 얻을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하투샤 유적지에선 국가관련 공공기록물외에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는 장부 · 결혼계약서 등 ‘개인간의 사적 거래’를 기록한 유물도 다수 출토됐다고 한다.

 

박물관을 벗어나, 히타이트 제국의 사람들이 살았던 ‘야즐르카야’와 ‘하투샤 도시유적지’에 가면 고대국가의 실체가 좀더 와닿는다.

 

야즐르카야는 하투샤 인근의 암벽 신전으로, 히타이트 제국의 종교 중심지였다. 히타이트 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3세기 투달리야 4세 시대에 조성됐다. 지금도 선명하게 암벽에 새겨진 신과 여신 부조들이 신화적 세계관을 표현한다.

 

두 개의 석실로 구성된 야즐르카야는 왕의 신격화와 제의 의식이 행해진 장소로 추정된다. 약 30m 길이의 벽면에는 64명의 신과 여신 행렬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히타이트 예술과 종교, 천문 사상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으로, 1986년 하투샤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야즐르카야가 ‘신과 왕궁의 영역’이라면, 하투샤 도시유적지는 히타이트 제국의 일상 생활을 알 수 있는 곳이다. 기원전 17세기부터 12세기까지 번영했으며, 왕궁 · 신전 · 성문 · 성벽 등 체계적인 도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자의 문, 스핑크스 문 등은 히타이트 건축과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곳에서 발견된 3만여 점의 점토판은 고대국가의 법과 종교, 외교를 이해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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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카 테르마©세계여행신문

 

‘바실리카 테르마’는 히타이트 문명사를 벗어나, 로마시대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다. 초룸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요즈갓 주의 사르카야 지구에 위치한다. 기원전 2세기에 지어진 로마시대 온천 유적지다. ‘왕의 목욕탕’이라 불릴 만큼 왕족•귀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로마식 아치, 수로 등 복원 ·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온천수는 여전히 50℃ 이상의 온도를 유지, 물을 만지면 따뜻하고 매끄럽다. 요즈갓 주 관계자 말에 따르면, 향후 2~3년내 바실리카 테르마 주변을 정비, 온천관광지구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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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뢰메야외박물관©세계여행신문               

 

 

‘기암괴석의 파노라마’

 

튀르키예의 매력은 다양한 문화유적지와 함께 자연경관도 경이롭다는 것이다. 열기구 관광의 상징이 되어버린 카파도키아는 튀르키예 중부의 네브셰히르, 괴레메, 위르굽, 우치히사르, 아바노스 일대에 걸친 광대한 고원 지대다. 지질학적인 독특함과 더불어 역사 · 문화적인 유적지가 많아 연중 전세계의 여행객이 몰려드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카파도키아의 가장 큰 매력은 수천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요정의 굴뚝(Fairy Chimneys)’이라 불리는 기묘한 암석 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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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뢰메야외박물관©세계여행신문               

 

에르지예스산과 하산산의 화산재가 굳으며 만들어진 이 지역은 바람과 비의 침식으로 독특한 탑 모양의 바위가 형성됐다. 그리고 동쪽과 남쪽의 적들의 침입에 늘 시달렸던 토착민들은 이곳에 바위집, 수도원, 교회, 지하도시를 만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10세기 전후의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는 비잔틴 교회의 집합지로, 수도승들이 바위를 파서 만든 교회와 수도원이 모여 있다.

 

비잔틴 예술과 신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신약성서 장면을 그린 프레스코 내부벽화로 유명하다. 대표 교회로 사과 교회, 버클 교회, 어두운 교회 등이 있다. 특히 ‘어두운 교회(The Dark Church)’는 내부에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벽화가 훼손되지 않고 보존됐다. 이런 이유로 기본 입장료(20유로)외에 별도 입장료(6유로)를 받는다. 각 교회 내부는 벽화보전을 위해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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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막르 지하도시©세계여행신문               

 

 

네브셰히르 남쪽에 위치한 카이막르 지하도시(이하 ‘카이막르’)는 데린쿠유와 함께 카파도키아의 대표적인 지하도시다.

 

고대 사람들이 외부 침해와 박해로 피하기 위해 만든 ‘지하 요새형 거주지’다. 카이막르는 초기 기독교 시대 이전인 히타이트 시대에 형성됐다. 현재까지 4층이 일반공개 됐지만, 실제로는 8층 이상으로 추정된다. 깊이는 약 20m, 전체 길이는 약 2km에 달한다. 1층에 마구간이 있고, 생활공간에는 방•교회•와인 저장고등이 있다. 성인이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할 만큼 통로는 좁지만, 공동생활에 적할하게 넓게 퍼진 구조로 만들어졌다. 층마다 맷돌을 두어, 외부세력의 침입을 막는 방어도구로 썼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환기시스템을 매우 정교하게 설계, 아무 문제없이 외부 공기가 유입될 수 있었다고 한다. 약 3000명까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데린쿠유가 방어중심형의 피난요새에 가깝다면, 카이막르는 생활 중심형의 ‘공동체 생활’을 보여준다. 두 곳 모두 인간의 생존 지혜를 상징하는 세계적인 고고학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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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열기구 투어©세계여행신문

 

 

‘움직이는 전망대’인 열기구 투어는 카파도키아의 필수 코스다.

 

풍선 높이는 탑승인원에 따라 약 10~22m에 달하며, 지상에서 약 300m 정도 올라간다. 풍속과 기상조건에 따라 최대 900m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 열기구는 뜨거운 공기를 채워 부력을 이용해 올라간다. 엔진 없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조종사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새벽 5시, 컴컴한 평원에서 열기구들 데우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거대한 풍선에 커다란 불꽃들이 주입되면서, 풍선은 팽팽해지면서 모양새를 갖춘다. 4칸으로 나눠진 열기구에 각각 4명씩, 총 16명이 탑승했다. ‘두둥~’ 불안함은 잠시, 열기구 바닥이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너른 평원에 펼쳐진 포도나무와 기암괴석에 감탄하고, 지평선 위로 펼쳐지는 일출에 감동하다보면 1시간 탑승시간이 ‘빛’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탑승 후 샴페인과 탑승증서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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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카펫상점인 갈레리 이크만, 도예체험공간인 키벨레©세계여행신문

 

 

카파도키아는 도자기•와인•카페트도 유명하다.

 

키벨레(Kybele) 도예공방은 도자기 체험과 함께 수제로 만든 작품 판매도 하고 있다. 갈레리 이크만은 카페트 판매와 더불어, 화려한 색감의 카페트를 배경으로 사진촬영 서비스(유료)를 제공한다. 카파도키아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를 판매하는 와인숍과 레스토랑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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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타파파샤 마을©세계여행신문             

 

 

카파도키아의 남부 위르굽에 위치한 ‘무스파타 파샤’마을은 고대 유적지와 자연 위주의 여행을 벗어나 색다른 풍광을 선사하는 곳이다.

 

고대에는 ‘시나소스(Sinasos)’라고 불렸던 곳으로, 오스만제국 시절의 무스타파 파샤 상인들은 이스탄불과 교역하면서 많은 재산을 축적했다. 19세기까지 그리스인과 튀르키예인이 함께 살던 ‘다문화마을’이었기에, 당시의 석조 자택과 수도원, 교회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시간이 멈춘 석조 마을’로 불릴 만큼 고대 그리스 문화와 오스만 양식이 공존한다. 아름다운 마을 풍경덕에 튀르키예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2002~2003년 튀르키예의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담쟁이가 있는 저택’ 영향으로, 드라마의 무대가 됐던 무스타파 파샤가 ‘사랑의 마을’로 알려지게 됐다. 실제 저택은 박물관 겸 카페로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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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테페©세계여행신문

 

 

퀼테페는 튀르키예 중부지역의 중심인 카이세리의 기원이 되는 곳으로, 하투샤와 함께, 중요한 고대유적지로 거론되는 곳이다.

 

당시에는 카니쉬 혹은 카네샤로 불리었다. 기원전 19~18세기경 메소포타미아의 앗시리아 상인들이 세운 교역 거점인 ‘카룸’이 형성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아나톨리아 최초의 문자 기록인 점토판 문서들이 다수 출토됐다. 상업 계약, 혼인 서류, 편지 등이 남아 있어 고대 경제·법제 연구의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퀼테페는 기원전 19세기 ‘아나톨리아 최초의 상업 도시’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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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세리©세계여행신문

 

 

튀르키예에서 4번째로 큰 에르지에스산(3917m) 자락에 위치한 카이세리는 스키장과 카이세리 성, 셀주크 시대 건축물 등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유적지와 자연 중심의 여행지에서 느끼지 못했던 도시의 활발함이 있는 곳이다. 카이세리의 바자르에서 각종 향신료, 치즈, 견과류, 육포 등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입할 수 있다.

 

‘앙카라~초룸~카파도키아~카이세리’ 6박7일 정도면, 중부 아나톨리아의 핵심코스 여행이 가능하다. 앙카라와 카이세리는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면, 여행동선을 합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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